Seoul National University
Department of Architecture &
Architectural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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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al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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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DAAE

최재윤

Jaeyun Choi

  

유형 A. 유령 (Tangible A. Ghost)
 
나는 매일 같이 아파트를 떠나고 아파트로 돌아온다.
 
아파트가 많은 풍경은 익숙했지만, 딱히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었다. 하늘을 가리는 높은 키와 절대 흔들릴 것 같지 않은 육중한 콘크리트들은 자기 삶의 권태로움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내게 ‘아파트’는 고가수조실에 난 네모난 펀칭창이 만드는 여유롭고 졸린듯한 얼굴이 특징이었다. 느리게 흘러가는 구름과 졸린 얼굴의 아파트가 도열한 풍경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세상은 분명히 변하고 있었다. 신축 아파트나 근래의 조감도에 아파트라고 그려진 건물들은 내가 알던 ‘아파트’가 아니다. 그 규모나 디자인은 너무나 낯설어서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그것들에겐 얼굴이 없기 때문이다.
 
매일 눈을 맞추었지만 내게 한 마디도 걸어주지 않던 ‘아파트’가 멸종되기 전에 그들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어떤 가능성이 있을지 탐구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얼굴 있는 아파트’의 형태를 건축언어로 활용하는 쪽으로 졸업 설계의 방향을 잡았다. 프로젝트가 진척 되면서 나는 “왜 아파트의 얼굴이 사라졌는가?”라는 질문 또한 품게 되었고 막바지에 찾게 된 대답은 전시 디자인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 나는 우선 ‘얼굴 있는 복도식 아파트’의 구성을 생명체와 같은 것으로 다시 읽으며 유형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고가수조실이 얼굴이라면 고가수조는 뇌고 그 아래의 코어는 척수, 척수에 연결되는 주호는 장기, 수납된 장기들을 감싸는 복도와 측벽은 골격이다. 그다음, 구축적 질서로부터 잠시 유연해지기 위해 ‘얼굴 있는 아파트’에 대응하는 캐릭터를 상정하고 캐릭터에 가한 변화를 다시 건물로 번역하는 작업을 거쳤다. 그 결과 아파트의 형태 요소들을 해치지 않으면서 기존의 아파트와 다르게 구성된 26가지의 변형들을 만들 수 있었다. 생성된 결과물들은 원형이 된 아파트로부터 유래된 3가지 기준에 대해 ‘따를 것인지’ 혹은 ‘따르지 않을 것인지’ 분기하며 8가지로 분류되었다. 각 분류의 대표 변형 1가지씩을 포함한 9가지 변형들을 구체적인 설계안으로 발전시켰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것들을 현실 대지가 아닌 졸업 전시의 좌대 공간을 대지 삼아 배치하게 되었다. 이 결정은 “왜 아파트의 얼굴이 사라졌는가?”에 대한 나의 진단과 관련된다. 지금까지의 아파트는 언제나 거대한 빈 땅이 필요했다. 빈 땅에서 아파트를 솟아올린 인간의 욕망은 이제 아파트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다. 인간들은 얼굴이 있던 옥상마저도 활용해야 하는, 지어야 하는 빈 땅으로 보며 가만 내버려 두지 못하고 얼굴을 걷어냈다. 나는 내가 만든 아파트 변형들이 같은 비극을 맞이하게 현실로 방생시킬 수 없었다. 대신 9가지 설계안들의 매스 모형들은 가상의 아파트 지구(globe)와 좌대 지형 위에 배치된다. 모형들과 눈을 맞추고 지구본을 돌려보면서 관객들이 자신의 기억 속 아파트와 다시 만나 교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I leave and return to my apartment every day.
 
Although I’m familiar with apartment buildings, I’m not quite in favor of them. Their sky-blocking stature and seemingly unshakable mass of concrete make them appear oblivious to the boredom of their own existence. The apartments, in my view, are characterized by the relaxed, sleepy face of a square punching window in an elevated water tank room. The landscape of slow-moving clouds and drowsy-faced apartments seems unchanging, while the world is clearly evolving. The newly constructed flats or buildings labeled as apartments in recent rendered images differ so much from what I knew as ‘apartments’. This baffles me, since they have no faces.
 
The ‘apartments’ never spoke a word to me despite of my daily eye contact with them. I was intrigued to learn more about them and explore the possibilities before they become extinct. I decided to utilize the concept of the ‘apartment with a face’ as an architectural language for my graduate design. As the project progressed, I found myself pondering, ‘Why did apartments lose their faces?’ and the answer I have discovered in the end affected the design of the exhibition. Initially, I defined the type by reinterpreting the composition of the ‘corridor type apartment with a face’ as akin to a living organism. In this analogy, the elevated water tank room represents the face, the tank symbolizes the brain, the core underneath represents the spinal cord, dwelling units connected to the spinal cord become the organs, and the corridors and sidewalls enclosing the stored organs form the skeleton. To be flexible with the tectonic order, I imagined a character that matches with the ‘apartment with a face’ concept and applied the modifications of the character back to the building. This process resulted in 26 different variations of the apartment, all composed differently from the existing apartments while maintaining the fundamental elements of the design. I sorted the resulting variants into eight distinct categories based on deciding whether or not it would follow the three criteria which has derived from the original apartment. After selecting one representative variant from each category, I’ve added one additional variant and thus completed a total of nine specific plans. Instead of an actual location, I’ve chose to exhibit these plans on a fictional site – the given table of the exhibition. This decision closely relates to my answer to the question of ‘why did the faces of the apartments disappear?’. Until now apartments have always required a ‘Tabula Rasa’. The desire to build apartments at empty land is now aiming towards the building itself. Humans considered even the rooftops – the place for faces – as the empty land that cannot be kept but should be utilized, and therefore eventually eliminated all the faces. I couldn’t let my apartment variants to face the same tragic end. This is why I placed the mass models of the nine variants on a fictional apartment globe and the exhibition table. By making eye contacts with the models and rotating the globe, I hope the audience can recall the apartments in their personal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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