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FACTORY
건축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패러다임, 이데올로기, 가치관 등 의식의 진화를 공간화한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절대적 아름다움, 절대적 기능은 존재하지 않으며, 건축은 계속해서 미끄러지며 남겨지고, 비워지고, 세워진다. 그러면서 주변의 경계 그리고 그 안에서 저마다의 논리로 구축된 다른 건축들과 관계를 맺는다. 관계 속에서 경계를 한정하여 장소성을 갖는다. 장소는 시대와 사건을 연결한다. 건축은 포괄적이고 불완전하지만 장소로서 그 존재성을 갖추어 나간다. 건축의 시작은 과거일 수밖에 없다. 기존의 구조물을 변형하거나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더라도 대지 위에 쌓인 유무형의 무언가에서 시작한다. 이미 그곳은 다양한 맥락과 엮여 있기 때문이다. 자연계의 제약 속에서는 단절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래서 건축은 과거 위에 지금의 사회적 요구를 담아 미래를 만드는 과정이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입장으로 세상에 개입한다. 과거를 읽어내고 보존적 가치를 찾는다. 오늘날의 사회적 요구를 담아 미래를 상상한다. 디자인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준다.
일제강점기 시절 지금의 영등포에 공업시설을 중심으로 신시가지가 형성되었었다. 이러한 공업지역은 지난 60년간 서울의 산업을 이끌어왔다. 지식기반산업과 서비스업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기존의 공장들은 대부분 이전 및 폐쇄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서울 특히 영등포를 중심으로 강서지역에 서울의 공업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 특히 한참 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영등포 경인로 축 위에 위치한 대선제분 공장은 타임스퀘어를 비롯한 현대화된 고층 건물들 사이에서 마치 섬처럼 홀로 남아 있다. 약70년이나 된 오래된 대선제분 건물을 모두 허물고 현대화된 시설이 들어서기에는 이곳과 관련된 사건과 기억이 너무나 무겁다. 각각의 공간들이 갖고 있는 잠재성을 무시할 수가 없다.
공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건과 스토리의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컨텐츠로서 개별 매스들을 그대로 보전한다. 매스들은 각각 하나의 테마가 되어 전체 공간의 일부로 구성된다. 기존 제분공정을 위한 얼개는 가장 효율적인 공간 흐름을 만들어낸다. 그 논리를 정방향 혹은 역방향으로 가져와 새로운 프로그램의 흐름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취한다. 기존 생산과 저장 시설을 전시와 문화 생산 시설로 변화시킨다. 각각의 매스들과의 관계 그리고 대지 밖 주변과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일부를 비우고 일부는 채워 넣는다. 가운데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 매스들이 엮여진다. 뒤에 사일로들과 앞마당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브릿지가 끼워진다. 브릿지의 일부는 도시전망대가 되어 하늘에서 영등포와 연결된다. 지상에서는 기존 막힌 둘레에 열주를 배치하여 단절된 섬을 열어 준다. 대지 주변에서 시작하여 문래예술촌으로 이어지는 목공소등과 같은 상점들과 함께 공생한다. 마치 발전소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것처럼 문화를 생산하고 문화 에너지는 대지 위에서 파장을 일으켜 밖으로 퍼져 나와 영등포 그리고 서울로 퍼져나가며 활력을 불어 넣는다.
CULTURE FACTORY
Architecture is the spatialization of the evolution of consciousness such as paradigm, ideology and values in the passage of time. Absolute beauty and absolute function do not exist in the changing world, and architecture continues to slip, remain empty, erect. In the meantime, it makes connections with the surrounding borders and other architectures built with its own logic. It has a place by limiting boundaries in relationships. The place connects the era and the story. Architecture is comprehensive and incomplete, but has its existence as a place. The beginning of architecture must be the past. It starts with something tangible and intangible on the ground, whether it is transforming an existing structure or building new one. Because it is already connected with various contexts in time. Inevitably, there is no way to create a break in the constraints of nature. Therefore, architecture is the process of creating the future by containing the social demands of the present over the past. Designers intervene in the world in this position. Read the past, find conservative values, capture today's social needs, and imagine the future. From the design we connects the past, present and future.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in Yeongdeungpo there was industrial facilities. These industrial zones have led the industry in Seoul for the past 60 years. Most of the existing factories were relocated and closed as the industrial structure changed to the knowledge-based and service industries. However, there are still memories of Seoul's industry in the Gangseo area, especially Yeongdeungpo. In particular, the Daesun Milling factory located on the axis of Gyeongin-ro, Yeongdeungpo, where discussions on development remains alone like an island among modern high-rise buildings. The events and memories associated with this place are too heavy to demolish all the 70-year-old Daesun buildings and the potential of each space cannot be ignored.
Preserve individual mass as it is content that can evoke memories of various events and stories including industry. Each mass becomes a theme and is composed of a part of the entire space. Framework for the existing milling process creates the most efficient spatial flow. Take a strategy to use existing logic forward or backward. Turn existing production and storage facilities into exhibition and production facilities. To create a relationship with each mass and with the surroundings outside the ground, some are emptied and some are filled. The surrounding mass are woven around the center square. The bridge is then fitted to create a relationship between the silos and the front square. Part of the bridge becomes an observatory and connects to Yeongdeungpo in the sky. On the ground, a colonnade is placed in an existing blocked space to open island. Culture factory live together with shops such as woodworking shops starting around the land and leading to Munrae Art Village. It produces culture as if it is making energy at a power plant, and the cultural energy spreads out by creating a wave on the ground and spreads it to Yeongdeungpo and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