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중_21C 평화시장: non-trophy urban heritage
<지구의 건축>이라는 주제 아래, 나는 ‘미처 파묻히지 못한 건축물’들에 대해 생각한다. 동대문 일대의 풍경은 근대 서울의 한복판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겪어왔고, 그 결과 현재의 동대문에는 다양한 시간대의 건축물들이 랜드마크처럼 남은 채 혼재하고 있다. 그 가운데 나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약 600m의 선형 건축물인 평화시장에 주목한다.
지금의 도시 속에서 평화시장은 장벽처럼 존재한다. 이 거대한 선형의 블록은 도시 조직을 물리적으로 단절시킬 뿐만 아니라, 끝임없이 변화해온 주변의 맥락과도 대응하지 못한다. 특히 청계천이 변화함에 따라 길의 모습이 크게 바뀌는 와중에, 현재의 평화시장 옆 보행로는 출입을 거부하는 상가 입면을 따라 물품과 차량이 채워지고 남은, 좁고 불편하며 폐쇄적인 길이 되어버렸다.
평화시장은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일어나는 최초의 대형 의류시장이었다. 1960년대부터 급속도로 진행된 산업화와 개발의 흐름은, 대량 생산 대량 폐기라는 의류산업의 매커니즘과 맞물려 팔리지 못하고 처분되는 수많은 의류 폐기물을 만들어왔다. 생산의 기능을 완전히 탈각하고 도매시장으로 남은 지금의 평화시장에는, 곳곳에 쌓인 의류 더미와 셔터가 내려간 채 비어 있는 상가들이 즐비하고 있다.
한때 근대화와 산업화의 상징이자 동대문 의류상권의 중심이었던 평화시장은, 보전해야 할 도시유산이라는 명목으로 도시 속에 전시된 트로피가 되어버렸다. 나는 지구의 건축이라는 주제 아래, 더 이상 선형의 트로피가 아닌 도시와 함께 진화하는 도시유산으로서, 필요에 따라 알맞게 생산하고 판매하는 효율적인 의류 산업 시설로서, 우리 시대의 새로운 평화시장의 모습을 상상해보려 한다.
I was thinking about the 'unburied urban heritage' around our city. In DongDaeMoon, various landmarks from different era coexisting in same place mesmerize my spirit. In the middle of this chaotic scene, I pay attention to PyeongHwa Market, running straight about 2000ft along the city.
This market stands like a grand wall along the city. Not only disconnects the urban fabric, it also standing still and same while whole around the city kept changing. In particular, while the appearance of the road has changed significantly as Cheonggyecheon has changed, the current pedestrian road next to PyeongHwa Market has become a narrow, uncomfortable, and closed road filled with goods and vehicles along the commercial facades that refuse entry.
PyeongHwa Market was the first clothing market that produce and sell the clothes in the same building. In the midst of rapid industrialization and development since the 1960s, 'Mass production, mass disposal' structure of clothing industry made tremendous amount of clothing waste. In PyeongHwa Market today, which has completely lost its production function and remains a wholesale market, is lined with piles of clothing and empty storefronts with shutters down.
PyeongHwa Market, the symbol of modernization and industrialization of seoul, became a 'trophy' that justified to preserve it. In the theme of <architecture of the earth>, I imagine new 2000ft linear space in our city, new clothing market that overcome the environmental-structural problem of clothing industry today. And finally, I expect this new pyeonghwa market becomes true urban heritage - communicative, symbolic building evolving with city, make visitors to have feelings of 'living within this city, being a part of this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