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National University
Department of Architecture &
Architectural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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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DAAE

권주헌_Ruins of Banjiha

  

일제 시대 도시 이주농의 토막에서부터 시작한 근대적 빈민 주거는 늘어나는 도시 인구로 인해 무허가 판자촌이라는 형태로 자리매김하며 우리 도시 내에 공공연하게 존재해왔다. 이러한 판자촌들은 단순히 도시 빈민을 수용하는 주거시설에만 그 의미가 국한되는 것이 아닌, 공장의 임시고용직이나 일용건설직 등 도시 산업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의 거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상당하다. 그러나 83년도 시행된 합동 재개발은 무분별한 판자촌의 철거를 유발하였고, 영구임대주택제도의 제정과 다가구 다세대 주택의 제도화로 인해 판자촌으로 대표되는 빈민 주거는 임대주택과 같은 제도적인 주거와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쪽방촌과 같은 비제도적인 주거 등으로 그 형태가 분화하게 되었다. 허나 이러한 분화는 주거의 유형이 늘어나는데에만 그 의미가 국한되어있지 않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도시 내에서 공공연하게 존재해 온 판자촌과는 달리 세분화된 빈민들의 주거는 도시의 중심에서 차츰 밀려나기 시작하였고, 반지하와 같이 시각적으로 단절되거나 임대아파트와 같이 여타 주거와 비슷한 모습으로 비가시화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의 발전사에서 빈민 주거가 점차적으로 비가시화되는 흐름에 역행하여 도시 내에서 공공연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중 주목했던 유형은 반지하다. 반지하는 그 수가 많이 줄어든 현재에도 서울 전체 가구 수의 5%를 차지하고 있다. 70년대 안보의 목적으로 지하층 설치가 의무화되고 난 후 남는 방에 세를 주면서 시작된 반지하는 이후에도 일반적인 단독주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세대 다가구주택의 제도화가 일어난 90년대에 들어서부터 주차법의 개정으로 필로티 주택들이 들어서기 전까지의 시간동안 반지하는 그 생산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반지하는 열악한 환경과 그로 인해 일어나는 침수, 화재, 가스 질식, 폭발과 같은 사고에 거주자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어준다. 더욱이 기후위기시대에 반지하는 기후재난 등에 있어 가장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주거 환경이다. 환경적으로 주거로서 절대 인정할 수 없는 반지하이면서도 반층이 내려가 있는 그 물리적 특성 때문에 우리는 도시 내 반지하의 열악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다.

 

서울 행정동 중 이러한 반지하들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곳인 면목본동 본 프로젝트에서 활용하고자 한다. 설계의 범위는 현재 사업시행승인의 단계까지 이루진 면목 모아주택 사업지의 일부이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주택 사업 단지로 선정된 대지 내에 살고있던 기존의 반지하 세입자들이 주택 사업으로 인해 거처를 잃게 되었을 때 일시적으로 그들의 주거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임시 거처 시설과 함께 빈민 생활사를 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활동을 하며, 그들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기후 위기의 도래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시설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임시 거처 시설 겸 연구소는 원래의 반지하가 있던 터 위에 지어지게 되며 임시 거처에 사는 사람, 연구소의 직원, 일반 시민들로 하여금 땅 아래로 반지하가 유적과도 같이 남아있음을 확인시킴으로 비가시화되는 흐름에 대한 역행을 이뤄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유적을 밑바탕 삼아 그 위로 동선, 임시 거처 유닛, 연구소 등을 배치함으로써 반지하 거주민들의 주거권을 수복할 수 있는 장소로 삼고자 한다.

The modern housing for the urban poor, which began with "Tomak" of the urban migrants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has openly existed in our cities as unauthorized shantytowns called "Panjachon" due to the increasing urban population. These "Panjachon" hold great significance beyond merely serving as housing for the urban poor; they were the residences of people working at the forefront of urban industries, such as temporary factory workers and day laborers in construction. However, the joint redevelopment implemented in 1983 led to the indiscriminate demolition of Panjachon, and the establishment of the permanent rental housing system and the institutionalization of multi-family housing diversified the forms of housing for the urban poor into institutionalized housing like rental apartments and non-institutionalized housing such as "Banjiha (semi-basement)", "Ocktapbang (rooftop rooms)", "Goshiwon (small, affordable accommodations)", and "Jjockbangchon (single-room occupancy units)".

 

This diversification of housing forms does not merely signify an increase in types of housing. Unlike Panjachon that openly existed in the city, the subdivided housing for the poor began to be pushed out of the city center and became visually disconnected, like Banjiha, or obscured by resembling other housing types, like rental apartments. This project aims to counteract the trend of the gradual invisibility of housing for the poor in the development history of Seoul and to ensure that such housing can coexist openly within the city.

 

Among these housing types, the Banjiha is particularly noteworthy. Even though their numbers have significantly decreased, Banjiha still account for 5% of all households in Seoul. The Banjiha began to appear when basement construction was mandated for national security purposes in the 1970s, and people started renting out the remaining rooms. Afterward, they became common in single-family homes. Banjiha reached its peak production during the 1990s, before the advent of pilotis (ground-level columns supporting a building) housing due to changes in parking regulations. However, Banjiha is notorious for their poor living conditions, making residents more vulnerable to flooding, fires, gas asphyxiation, and explosions. Furthermore, Banjiha is inevitably the most vulnerable housing environment to climate disasters and climate crisis. Despite being an unacceptable housing type due to environmental reasons, their half-underground physical characteristic makes us lose opportunities to consider their dire conditions within the city.

This project will utilize Myeonmokbon-dong, the administrative district in Seoul where Banjiha is most densely distributed. The scope of the design includes part of the Myeonmok Cooperative Housing project site, which is currently at the stage of obtaining business implementation approval. The project's purpose is to propose a temporary shelter facility that can guarantee the housing rights of existing Banjiha tenants when they lose their homes due to the housing project. It will also include a research facility to study the lives of the urban poor and guarantee the housing rights of vulnerable populations, addressing the imminent threat of climate crisis. This temporary shelter and research facility will be built on the original site of Banjiha, allowing residents, researchers, and the general public to recognize the remains like relics, thereby counteracting the trend of invisibility. Using these relics as a foundation, pathways, temporary shelter units, and research facilities will be arranged to reclaim the housing rights of Banjiha resi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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