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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순수박물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대학원 스튜디오 전시

The exhibition, [Five Museums of Innocence], by graduate school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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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순수박물관 BEŞ, MASUMIYET MÜZESİ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대학원 스튜디오 전시
Studio tutor : 김승회

 

박물관은 과거의 사물들을 보존하여 한 곳에 모아놓은 건축 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은 그의 소설 『순수박물관(Masumiyet Müzesi)』에서 박물관의 언어적 함의를 한층 확장시킨다. 그가 세밀화처럼 묘사한 케말의 박물관은 단순히 물건들을 모아놓은 공간이 아니며, 잡지 않으면 흘러가버릴 시간들을 오롯이 그만의 방식으로 모으기 위한 처절한 수집의 산물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스튜디오 전시「다섯, 순수박물관」에 참여한 다섯 작가들은 해방촌과 용산 미군기지 경계부의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이 충돌하는 땅에서 그들이 담고 싶은 사물을 의미 있는 공간에 놓으려 시도한다. 5인이 수집한 서로 다른 사물들을 담은 각자의 공간들 속에서, 우리는 그 사물들이 자리했던 역사의 기억들을 바라볼 수 있으며, 동시에 그 공간이 그 사물들이 가지게 될 미래의 기억들이 된다.

 

다섯 작가가 제시하는 서로 다른 박물관들을 통해서, 그 물건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읽어낼 수 있으며, 더 이상 그곳에 정렬된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 사라진 박물관 속에서 관람객들은 물건들이 담겨있었던 시간들에 보다 깊이 다가갈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순수 속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CAMERA MUSEUM’ _ 방 속의 방

 

윤소희

해방촌과 용산공원의 경계에서 순간의 모습들을 박물관에 담는다.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빛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공간의 변주를 통해
현재 속에서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넘나든다.
박물관 자체가 하나의 카메라가 되어 과거와 미래의 경계 속에서
순수하게 현재의 순간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CLOCK MUSEUM’ _ 망각(忘却)의 수단

 

이권희

 

박물관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급격한 시대적 간극을 완화하는 방안으로서,
방문자들은 서로 다른 시간성이 중첩되어 얽혀있는 모호한 공간들을 경험하게된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시간' 이 사라졌음을 인지하고 위안을 얻게 될 것이다.

 

 

 

‘FABRIC MUSEUM’ _ 직조된 시간들

 

조윤오

 

전후 해방촌에 자리잡은 니트 공장들의 기억을 박물관에 담는다.
사람들은 박물관의 다양한 공간들 속에서 실, 재봉틀, 직조 방식 등을 반추한다.
현재는 점차 잊혀져 가는 천에 대한 기억들은
이제 사람들 사이에서 순수한 형태로 남아있을 것이다.

 

 

 

‘WALLS MUSEUM’ _ 벽의 벽의 벽의 벽

 

최현원

 

헐어지고 버려져 갈 ‘벽’의 파편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대상지는 미군기지의 담이 허물어지고 해방촌이 새로운 공원과 만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벽을 넘어가 새로운 터를 짓지만, 벽을 경계로 일어나는 서로 다른 기억을 붙잡고 싶은 열망
을 '재현'과 '실체'의 방식으로 이곳에 담는다.
오감으로 느껴질 벽은 이곳의 기억을 붙잡게 될 것이다.

 

 

 

‘MUSEUM IN THE FLESH’ _ 파편화된 기억들의 의식(儀式)

 

표구연

 

Pink Floyd의 앨범을 제2의 『순수박물관』으로 하여 주인공의 파편화된 정체성을 담는다.
매스를 분절하는 큰 벽을 통해 건물은 새로운 길을 품는다.
그 길은 Pink의 살을 파고드는 고통의 의식, 그 안에 기억의 파편으로서
순수하게 산재하는 공간들의 봉합으로써 새 땅을 향하는 의식을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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