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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연구 소식

[전봉희교수] ‘한옥 설계’를 자동화 하다

  • 20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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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전봉희 교수 연구팀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기반으로 하는 한옥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건축에서 소수 장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한옥 설계가 어떻게 자동화될 수 있었던 것일까? 전봉희 교수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이번에 개발하신 한옥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이번에 개발한 한옥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은, 기존 건축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설계 프로그램인 ‘Revit’의 애드온(Add-on) 형식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사용자가 한옥의 도면을 그리면 자동으로 3차원의 한옥 구조물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기존 ‘Revit’ 프로그램에 기능을 추가하여 비정형곡면이 많은 한옥 설계에 유용하게 한 것이 이번 한옥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입니다.

Q. 어떤 동기로 이번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셨나요?

A. 최근 한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절과 같은 특수한 목적의 건축물뿐만 아니라, 주택이나 공공 건축물과 같은 일반적인 건축물로도 한옥이 많이 지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요증가와 달리, 한옥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건축전공자들 중에서도 1% 미만의 소수로 굉장히 적습니다. 이렇게 한옥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한옥을 설계하고, 더 많은 한옥이 지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 개발된 프로그램은 한옥의 비정형곡면 설계를 위해 기계공학자들이 항공기, 자동차를 설계할 때 사용하는 설계 플랫폼에서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은 가격이 비싸고, 건축가들이 사용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의 가격이 싸고, 건축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Revit’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습니다. 

Q. 이번 프로그램에 사용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BIM이란, 건축물의 설계부터 유지까지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모델링으로, 가장 큰 두 특징이 파라메트릭 모델링(Parametric Modeling)과 임베디드 인포메이션(Embedded Information)입니다. 파라메트릭 모델링이란, 건물의 여러 정보가 매개변수로 묶여서 모델링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옥의 기둥 사이 간격이 넓어지면 그에 맞게 보가 넓고 두꺼워져야 하는 것과 같이, 하나의 변수가 바뀌면 다른 모든 변수들이 미리 정해진 관계에 맞추어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임베디드 인포메이션이란, 건축물을 이루는 각 부분들이 개체로써 자신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기둥 하나하나에 어떤 나무로 만들어졌고, 가격은 얼마인지에 대한 정보가 담기게 되는 것입니다.

BIM이라는 도구가 건축분야에 소개된 지는 여러 해가 지났지만, 주로 대형 건설공사의 관리 등에 우선 적용되고 한옥 등의 소규모 전문적인 설계에는 아직 적용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파라메트릭 모델링이야말로 한옥건축에 가장 잘 맞는 모델링 기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에서 BIM을 이용하여 한옥 설계를 자동화해보고자 하였습니다.

Q. 한옥을 짓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미적인 요소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미적인 요소는 설계 자동화에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A. 이번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민했던 질문이 ‘어떻게 하면 자동화된 설계로 아름다운 한옥을 만들 수 있을까?’였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그에 대한 답을 기존 한옥들에서 찾았습니다. 국가급 한옥 문화재 160여 채를 모두 조사하여, 치수를 측정하고 각 부재간의 관계를 파악하였습니다. 기둥 사이 간격이 넓어지면 보는 얼마나 길고 두껍게 바뀌는지, 서까래는 몇 개가 되는지와 같은, 각 부재들 사이의 관계를 기존 한옥에서 모두 측정하고, 측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관계식을 찾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측정과 변수들 간 관계를 모델링하는데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에 더해, 이번에 개발한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일차로 완성한 3차원의 형상을 보고나서 특정부분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사용자가 특정 변수들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하여 자신의 취향, 미의 기준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Q. 이번 프로그램이 어떤 분야에 도움이 되실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A. 저희 팀에서 개발한 한옥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은, BIM이 적용될 수 있는 큰 세계의 밑바탕에 불과합니다. 자동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진행될 수 있는 응용연구는 무궁무진합니다. 우선 구조해석 시스템과 연계되면 구조분석에 응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변수관계를 설정하고, 이에 맞게 설계된 건축물의 구조분석을 통해 적합한 구조인지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건축구조를 제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에너지 분석 프로그램과 연동되는 경우 설계된 구조물의 에너지 효율, 열손실에 대해서도 분석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설계된 건축물의 임베디드 인포메이션은 건축물 관리에도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문화재에 대한 측정을 바탕으로 모델을 제작하고, 각 부재가 어느 재료로 이용되었는지, 사용된 지 몇 년 되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된다면, 문화재 관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옥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의 여러 동아시아 건축물에 대해서도 이번에 개발된 프로그램을 통해 모델링이 이루어지고 자동화된 설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Q. 한옥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실 계획이신가요?

A. 한옥 건축물로부터 여러 부재들 사이의 관계를 측정하고, 이를 함수관계로 모델링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였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한 가지 예가 서까래 위에 흙을 어느 정도의 두께로 깔고 기와를 올리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는 기존 한옥 건설에서 기와장이가 자신의 감에 맞추어 진행하던 작업으로, 현재는 저희 연구팀에서 나름대로 모델링을 해둔 상태지만, 추후에는 이에 대한 관계도 더욱 정교하게 수정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개발한 프로그램은 ㄷ자모양의 팔작지붕 형태를 가지는 한옥을 기준으로 한 자동화된 설계입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의 한옥에 대해 자동화된 설계에 대한 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여러 형태의 한옥에 대한 모델링 작업이 이루어지다 보면, 새롭게 개발되어야 할 라이브러리(부재 하나하나에 대한 모델링)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미래 한옥은 나무만을 사용하는 목조건축이 아닌, 철물보강 등과 같은 새로운 기법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건축물이 될 것입니다. 주택과 같은 작은 규모의 건물뿐만 아니라 박물관과 사무소 등의 대형 건축물에는 목조건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법들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목조건축에 대해서도 설계 자동화를 위한 모델링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전봉희 교수는...
1985년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조선시대의 씨족마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7년부터 서울대학에서 한국건축과 아시아건축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한옥설계 자동화프로그램은 2015년 미래과학부 R&D 100선, 국토교통부 R&D 우수성과로 선정되었다.

                                                                                                                        출   처 : http://snu.ac.kr/news?bm=v&bbsidx=122372
                                                                                                                        작성자 : 홍보팀학생기자 이주헌(전기정보공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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